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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2020년 제23호: 침몰위기의 남북 협력, 지방정부가 선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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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I BRIEF

    No.23 (2020. 06. 05.)

     

    민주주의와 평화, KOREA CONSENSUS INSTITUTE

     

    침몰위기의 남북 협력, 지방정부가 선도하자

    정 은 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정은 시대 주목할 변화 중 하나는 지자체의 자율권과 재량권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향후 남한도 북한과의 실질적 협력 범위를 확대·심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기업·민간 협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북한의 각 지역이 지향하는 방향성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북한이 각 지역에 설치한 개발구에 대한 검토다.


    북한은 20135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경제개발구법을 채택·공포한 데 이어, 20131121일과 2014723일을 비롯해 정령으로 10여 개의 직할시 및 도에 경제개발구를 창설했는데, 이는 당국의 개발 방식이 기존의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접경지역 중심의 제한적 모기장형에서 점차 개방형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내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개발구의 입지 선정이 투자가의 입장을 고려하여 자연·지리적 특성뿐 아니라 인력·경제·기술적 토대 및 주변 도시와의 연계, 인프라에 맞게 다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남한의 역할을 본다면 우선 이러한 조치가 어떤 배경 하에 도출되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북한이 개인·기업·지자체의 독립체산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계기는 20027·1조치로 거슬러 간다. 7·1조치에는 다양한 개념들이 언급되었지만, 특히 상대적 자율성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내면의 숨은 의도를 보면, 이는 중앙이 지금까지 각 지자체의 도··군별로 주는 예산을 삭감하는 한편, 지자체가 알아서 자력갱생하라는 의미와 상통한다. 그러나 각 도··군에서는 원천과 자금이 부족해 당장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고안해낸 방안이 중앙이 지방에 독자적인 무역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즈음 각 도에 무역관리국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특구를 중앙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여건만 형성되면 설치할 것을 허용했다.


    이와 같이 북한이 지방예산제를 채택하고 지방이 자체로 살아가라는 이야기는 이미 1960년대로 거슬러 가지만 이것이 실제 법제화된 것은 의미가 크다. 정책뿐 아니라 제도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의미는 행위자들에게 실제로 이러한 방향으로 가라는 말이다. , 무역과 특구 운영의 기본 목적은 중앙에 손을 벌리지 말고 자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개발구의 구상은 추상적이며, 이를 북한의 현실에 맞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으로 세세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인재부족이 심각하다. 북한이 관료들을 미국이나 중국 등 현지에 연수를 시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들의 배치다. , 해외경험이 풍부하고 국제적 감각을 가진 인재는 중앙의 특구를 관리하는 대외무역성 등에 배치된다. 따라서 중앙관료는 대체로 특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반면 도, 군 인민위원회 관료는 이해도가 낮아 협상에서 이야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북한식 책상주의.


    다시 말하면, 개발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장 재원조달방안 등도 시급한 문제지만 우선 북한 스스로 추진할 역량 강화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 공무원·관리자·기술자·노동자 등 다양한 레벨에서 마인드를 바꾸고 역량을 키울 남북지식공유사업이 시급하다. 이는 종전의 중국 특구경험에서도 뒷받침된다. 중국 최대의 수조우공업원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싱가포르와 중국 양국 협력 하에 지식전수프로그램을 통해 2천 명에 달하는 중국 공무원들이 연수를 받고 이들이 수저우공업원구에 배치되어 개발·관리하게 했기 때문이다. 과거 개성공단도 이러한 역할을 했음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만 북한에서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기술적, 질적 담보가 이루어지고 개발구가 지속가능한 모델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의 변화에 맞는 역량강화를 위해 제재 속에서도 필요한 교류 중 하나는 지자체간 교류로써 남북 간 지식공유사업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사단법인 코리아 컨센서스 연구원은 정치경제 및 사회 전반에 걸쳐 한국과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설립된 민간종합 씽크탱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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